3월 20일, 18년만의 연금개혁안이 국회 통과가 되었습니다. 2030세대의 반발이 극심합니다. 대표적인 이유는 2071년을 기점으로 기금이 소진되어 평생 납부만 하고 받지는 못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보장 받지 못할거라면 안내고 안받으면 되지 않을까? 생각들 하실 겁니다. 그러나 확인해보니 무조건 가입 대상이며, 내지 않을 경우 재산 압류 까지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왜 이렇게 강제로 가입시키는지, 사람들이 반발하는 이유들은 무엇인지, 그리고 국민연금을 내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연금 개혁에 분노하는 이유
세대를 아우르는 사회적 합의가 아님
2007년 이후 18년만에 이루어지는 이번 국민연금 개혁은 온전히 기성세대 만을 위한 내용입니다.
- 보험료율(내는 돈) : 현행 9% → 13% (매년 0.5%씩 8년간 4% 인상)
- 소득대체율(받는 돈) : 현행 40% → 43% (내년 납입금부터 3% 인상)
- 기금 고갈 시기 : 2056년 → 2071년 (15년 연장, 기금수익률 1% 향상 전제)
4% 더 내고 3% 더 받자? 당장 더 받는 사람들은 현재 기성 세대들 뿐입니다. 2071년이 지나면 국민연금 기금이 고갈된다고 하는데, 젋은 세대는 평생 더 내기만 하고 받지는 못합니다.
그럼에도 이번에 이런 정책이 발표된 이유는, 국회의원들이 기성세대들의 표심만 생각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아래 그림의 2025년 현재 세대별 인구 수 분포를 보면 기성 세대가 훨씬 높습니다. 기금이 고갈되는 2072년을 보면, 고령인구가 47.7%에 달합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표를 많이 확보할 수 있는 기성세대 만을 위한 정책을 펼쳐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국회의원들이 기성세대에 속하기도 하구요. (사진 출처 : 정부 인구상황판)
국민연금 기금운용의 문제
기금 고갈의 위험성이 이렇게 심한데도 기금 운용에 대한 개혁은 이번 연금 개혁안에 한 줄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국민연금은 연평균 6%대의 낮은 수익률을 기록하면서도 여전히 높은 국내 자산 투자 비중을 갖고 있습니다. 이는 기금운용을 정치적 영향력 행사에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코스피 시가총액 10위 기업의 최대 주주 혹은 2대 주주가 모두 국민연금)
반면 캐나다는 연평균 수익률이 10%대입니다. 그리고 국내 투자 비율이 10%대입니다. 어떠한 정치적 간섭도 받지 않도록 법률로 자율성을 확보하고 오로지 수익률에만 집중한 결과입니다.
항목 | 한국 | 캐나다 |
---|---|---|
연평균 수익률 | 약 6% | 약 10% |
국내 투자비중 | 약 40%(낮아지는 중) | 약 15% |
이번 홈플러스 파산 사태로 국민연금이 9천억을 날릴 수도 있다는 소식도 성난 민심에 더욱 불을 지피는데 한 몫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금 운용 수익률을 1% 높이면 고갈 시점을 5년 더 늦출 수 있다는 추계 결과도 있습니다. 보험료율을 2% 높이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보인다는 것입니다.
물론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출산율 감소로 생산 가능 인구가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 보험료율 인상으로 부담만 더 가중시키는 것보다 훨씬 이상적인 개혁 방향으로 보입니다.
왜 강제 가입해야 하는지?
사실 강제 가입은 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보장만 확실하다면요. 하지만 위에서 살펴 본 것처럼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죠. 이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강제 가입에 거부감을 갖는 것입니다. 국민연금 강제 가입에 대한 정부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 예상치 못한 어려움 발생 시 노후 준비를 하기 어려운 경우를 미리 대비
- 국민연금이 없으면 세금으로 어르신들을 지원할 수 밖에 없음 → 세금 인상 방지
국민연금 안내면 어떻게 되나?
당연하게도 추후 연금 수령을 못 받게 됩니다.
최소 가입 기간을 채우지 못했다면 노후연금 뿐만 아니라 장애연금과 유족연금 또한 받지 못합니다.
노후연금의 최소 가입 기간은 10년입니다.
장애 및 유족 연금의 최소 가입 기간은 아래 중 한 가지에 해당해야 합니다.
- 연금보험료를 낸 기간이 가입 대상 기간의 1/3이상
- 초진일(사망일) 5년 전부터 초진일까지 기간 중 연금보험료를 낸 기간이 3년 이상이고, 가입대상기간 중 체납기간이 3년 미만
- 초진일(사망일) 당시 가입기간이 10년 이상
연체료가 부과되며, 재산 압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지역 가입자(자영업자)는 3개월 이상, 직장 가입자(법인)은 1개월 이상 체납시 독촉이 들어가고, 독촉기한을 넘어서면 압류에 들어갑니다.
압류 대상은 자동차, 통장, 부동산, 카드매출, 국세환급금, 임차보증금 등 모든 재산이 대상입니다.
폐업을 하거나 직장을 그만두어 수익이 없는 경우 예외기간 신청을 통해 더 이상 보험료는 새로 부과되지 않지만, 이전에 체납된 보험료는 여전히 내야 합니다.
직장인은 월급을 받기 전 국민연금을 제하고 받기 때문에 사업주가 내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체납할 일이 없습니다. 하지만 회사가 계속해서 체납하면 내 가입 기간이 인정받지 못하게 됩니다. 이 경우에는 개별 납부를 통해 가입 기간을 인정 받을 수는 있습니다. (즉, 정부가 해결해주지는 않습니다.)
재산 압류 해제하려면?
재산 압류 해제 기준은 모호한 상태인데, 건강보험공단의 징수업무처리지침에는 '압류에 관계되는 체납액의 일부가 납부되거나 충단된 경우' 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 '일부'가 얼마인지는 나와있지 않습니다. 이는 공단의 담당자 재량에 달려 있습니다.
국민연금 미납보험료가 있는지 확인 방법
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미납금액을 확인 가능합니다.
- 국민연금홈페이지에 로그인
- 가입내역조회 선택
- 납부하지 않은 연금보험료 확인
혹은 모바일 앱 '내곁에 국민연금'을 통해서 조회 가능합니다.
- 각종 인증서와 네이버 혹은 카카오톡으로 로그인 합니다.
- '가입 내역' 메뉴를 선택하면 납부하지 않은 연금보험료 확인 가능합니다.
국민연금 관련해서 추가적인 내용이 궁금하시면 하단의 관련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마무리
일본은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 시대를 맞이해서 그런지, 모두가 함께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보험료 인상만으로 미래 세대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 이번 국민연금 개혁과는 대비됩니다.
- 보험료 인상
- 출산율 감소와 기대수명 연장과 연동해 연금액 삭감하는 자동 조정 장치 도입
- 기대 수명 연장에 따라 납부 기간을 연장
- 70대 고용 노력 의무 부과 (실제로 일본가면 식당이나 편의점 같은 데서 일하는 노인들 많음)
현재의 기성세대들이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한 것은 모두가 인정합니다. 하지만 국민적 공감을 형성하고 반발을 줄이기 위해서는 우리의 현실 받아 들이고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